- 학생 수는 줄었지만 다문화·특수교육·돌봄 등 교육 수요는 늘어 교실 안 현실은 더 복잡해졌다.
- 2000년 이후 4,008개 학교가 문을 닫았고, 합계출산율은 0.75명 수준으로 세계 최저권이다.
- 교원 감축은 단기 재정 효율이 아니라 20~30년 뒤 잠재성장률 곡선을 어떻게 그릴지에 대한 선택이다.
학령인구 쇼크, 교실을 넘어서 성장판까지 흔든다
학령인구 급감에 맞춰 정부가 교원 정원 감축과 신규 채용 축소를 추진하자, 교원단체와 교육대 학생들이 “공교육 포기 선언”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교원 3단체와 전국교육대학생연합은 행정안전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급당 학생 수 20명 상한제와 소규모 학교 기초정원제 법제화를 요구했다.
표면적으로는 “학생이 줄었으니 교사도 줄여야 예산이 효율적”이라는 단순한 논리다. 하지만 저출산·노동력 절벽·잠재성장률 하락이라는 거시 흐름을 같이 놓고 보면, 교원 감축은 단기 재정 논리로 국가의 ‘성장판’을 스스로 닫는 선택일 수 있다.
학생은 줄었는데, 교실은 더 어려워졌다
교육부와 행안부는 학령인구 감소를 근거로 교원 정원을 단계적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고, 일부 시·도교육청에서는 신규 채용 축소와 정원 감축이 이미 논의되고 있다. 반면 교육계는 “학생 수만 보고 교사를 줄이는 건 현장의 복합 수요를 외면한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한다.
숫자로 보는 교실 안 변화
- 다문화·특수 수요: 최근 10여 년 사이 다문화 학생 수는 몇 배 수준으로 늘고, 특수교육 대상 학생도 증가했다.
- 지역 격차: 농산어촌·저밀도 지역의 소규모 학교가 늘면서, 학급당 학생 수는 줄어도 지도·돌봄 난이도는 오히려 높아졌다.
- 교사 역할: 학습 지도뿐 아니라 생활·정서·돌봄까지 떠안으면서, 1인당 담당해야 할 ‘현실 세계’의 복잡성이 커졌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다. 학생 수는 줄었지만, 교사가 가르쳐야 할 현실은 훨씬 더 복잡해졌다. 단순히 머릿수에 맞춰 교사를 줄이는 방식으로는 이 구조적 변화를 감당하기 어렵다.
빈 교실은 20년 뒤 성장률 그래프다
저출산 여파로 전국에서 문을 닫은 학교는 4,000곳을 넘었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1980년 이후 폐교된 초·중·고는 4,008곳에 이르며, 이 가운데 초등학교가 3,674곳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같은 기간 재학생 수는 약 990만 명에서 약 507만 명 수준으로 줄었다.
저출산·노동력·성장률 연결고리
- 출산율: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2023년 0.72명, 2024년 0.75명 수준으로 OECD 최저다.
- 노동력: 고용정보원·연구기관 자료는 경제활동인구가 2030년 전후를 정점으로 감소하고, 2033년까지 수십만 명 규모의 노동력 부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본다.
- 잠재성장률: KDI 등은 인구·생산성 요인으로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중장기적으로 1%대, 더 내려가면 0%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지금의 빈 교실은 그저 조용한 학교 풍경이 아니다. 15~20년 뒤 생산가능인구 규모와 1인당 GDP 경로를 미리 보여주는 거울에 가깝다. 학령인구 감소에 맞춰 교육 투자까지 함께 줄이면, 인구 축소와 생산성 둔화가 동시에 누적되면서 잠재성장률 하락 속도는 더 빨라질 수밖에 없다.
거시경제 관점에서의 핵심 질문
“지금 아끼는 교사 인건비가, 15~20년 뒤 떨어지는 노동생산성과 잠재성장률을 메울 수 있을까?”
교육·보건 등 인적자본 투자는 장기 성장률에 가장 큰 기여를 하는 재정 지출로 꼽히는 반면, 인구 감소에 맞춰 교육·R&D까지 함께 줄이면 성장 잠재력은 이중으로 깎인다.
교원 감축은 예산 항목이 아니라 성장 전략이다
재정당국 입장에서는 교육 예산이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학생 수가 줄어드는 만큼 정원·학교·시설을 줄여야 1인당 교육비가 과도하게 늘지 않는다는 계산이 성립한다. 단기적으로는 합리적일 수 있다.
하지만 교육계가 요구하는 학급당 20명 상한제·소규모 학교 기초정원제는, 거시경제 관점에선 ‘사치’라기보다 **리스크 헤지용 보험료**에 가깝다. 노동력 자체가 줄어드는 시대에는 결국 ‘질’로 승부해야 하고, 그 질은 교실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OECD와 한국은행 연구에서도 학업 성취도와 1인당 GDP 사이에 의미 있는 상관관계가 확인된다.
정리: 교사를 줄일지 말지가 아니라, 한 명당 얼마를 투자할지다
교원 감축 논쟁을 “학생이 줄었으니 교사를 줄일까?”라는 질문으로만 보면 답이 잘 안 나온다. 질문 자체를 “학생 수가 줄어든 지금, 아이 한 명에게 얼마까지 투자할 수 있나?”로 바꿔야 한다.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교육을 비용이 아니라 보험, 그리고 남은 성장판에 대한 투자로 보는 시각 전환이 필요하다.
재정당국이 진짜 봐야 할 것은 내년 재정적자 규모가 아니라 2040년대 잠재성장률과 노동생산성 그래프다. 그 그래프를 지키고 싶다면, 교원 정원 감축은 정책 메뉴판의 첫 줄이 아니라 다른 수단을 다 동원한 뒤에야 고려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에 가까워야 한다.
시장 대응 시나리오
학교 통폐합·정원 조정은 하되, 학급당 학생 수 20명 상한제와 취약 지역·소규모 학교 기초정원제를 병행해 ‘수는 줄고 질은 높아지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이 경우 중장기적으로 노동생산성과 잠재성장률 하락 속도를 완화하고, 교육·돌봄 인프라가 사회안전망 역할을 하면서 복지 지출 증가도 일부 흡수할 수 있다.
학생 수 감소를 이유로 교원·학교·교육 예산을 기계적으로 축소하면, 2030년대 이후 노동력 부족과 생산성 둔화가 동시에 심화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성장률 하락, 지역 격차 확대, 청년층 인적자본 약화로 이어져, 결국 더 큰 복지·고용 안전망 비용을 치르게 될 가능성이 크다.
English Summary (click to expand)
South Korea is closing schools and considering cutting teacher positions as student numbers plunge. Since 1980, 4,008 schools have shut down, mostly elementary schools, while the total fertility rate has fallen to around 0.75 – the lowest among OECD countries.
From a macro perspective, reducing teachers simply because there are fewer children risks undermining future growth. Research suggests that demographic decline will shrink the labor force from around 2030 and drag down Korea’s potential growth rate, unless productivity is raised through human capital investment. In this context, education spending is less a cost and more an insurance premium to protect Korea’s remaining “growth plate.”
형의 관점
저출산 시대의 교육은 비용이라기보다 보험에 가깝다. 노동력이 줄어드는 시대에는 결국 질로 승부를 내야 하고, 그 질은 교실에서 만들어진다. 학급당 20명 상한제나 소규모 학교 기초정원제 같은 제안은 단기 재정 관점에서 보면 사치처럼 보이지만, 장기 성장률을 생각하면 위험을 줄이기 위한 보험료에 가깝다.
학생 수 감소에 맞춰 교원을 기계적으로 줄이면 교육의 질이 떨어지는 건 피하기 어렵다. 그 대가는 10~20년 뒤 낮은 생산성과 심화된 불평등, 더 큰 복지 지출로 돌아올 수 있다. 지금의 빈 교실을 단순한 ‘감축해야 할 비용’이 아니라, 2040년대 한국 경제 성장률 차트로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그래서 질문을 바꾸자. “학생이 줄었으니 교사를 줄일까?”가 아니라, “학생 수가 줄어든 지금, 아이 한 명에게 얼마까지 투자할 수 있나?”가 맞는 질문이다. 재정당국이 진짜 봐야 할 것은 내년 적자가 아니라 20~30년 뒤 잠재성장률과 노동생산성이다. 그 그래프를 지키고 싶다면 교원 정원 감축은 출발점이 아니라, 다른 수단을 다 쓴 뒤 마지막에 고민할 카드여야 한다.
참고 출처
- The Korea Times – Over 4,000 schools shut down nationwide as student numbers plunge
- OECD – Society at a Glance 2024: Korea fertility and social indicators
- The Korea Times – Newborn numbers rise in 2024 for 1st time in 9 years
- DongA Ilbo – Korea’s workforce expected to decline from 2030
- KDI – Economic Outlook and potential growth discussions












